오늘 휴가고 널럴한 김에 바로 얼마 전에 탈주한 기기괴괴 플레이어 썰 하나 풀어보겠음. 무려 3년을 같이 플레이 했고, 그 중에 2년을 기괴한 플레이로 사람들의 주의를 착취하다 결국 빤스런 한 사람임... 진짜 역대급이었다. https://twitter.com/plluto/status/1498185003565391875">https://twitter.com/plluto/st...
벌써 십여년간 플레이하고 있는 초장기 캠페인이 하나 있음. (종종 내가 언급하는 걸 보신 분이 있을 듯) 대체역사 캠페인인데 분위기가 WOD 스럽고 플레이 내용도 미션 중심이 아니라 캐릭터 플레이가 중심이 되는 캠페인이라서 난이도가 절대 쉽지가 않음. (사실 룰을 안쓴다 뿐이기 WOD에 가까움)
근데 이 사람이 처음에 들어왔을 땐 뭐... 사실은 내가 열었던 다른 D&D 캠페인에서 이 사람이 플레이를 해보고는 (근데 그 D&D 플레이라고 딱히 잘한 건 아니었음) 우리 팀이 하고 있는 또 다른 플레이에 관심을 보인 거임. 이 사람이 역사학도였고, 대체역사라는 말에 끌렸던 거겠지.
참고로 왜 D&D 플레이라고 딱히 잘한 건 아니었다고 한 이유는 뭐냐면... 이 사람이 플레이 내내 한 게 & #39;존버& #39;였기 때문임. 매력이 15가 넘는 마법사 여캐를 했는데 첫 조우에서 만난 소년 NPC가 이 PC에게 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세팅으로 중간 합류를 했음. (왜? 중간 합류니까 쉬우라고)
근데 이 사람이 한 거는... 튀었음. 그 소년 NPC와 절대 관계를 가지려 하지 않았음. 그 이유는 & #39;공작 후계자 소년과 좋은 사이가 되었다가 공작에게 보쌈 당해 강물 속에서 발견되기 싫다& #39;는 거였음. 그런데 공작이 그런 인물이냐면? 아니었음. 근데 이 사람은 꿋꿋하게 그럴 거라고 주장했음.
근데 아시다시피 마스터가 그런 걸 시시콜콜 설명할 수 있음? (그래버리면 그게 오히려 스포일러지) 그러니까 그냥 아 그러시던가 -_- 했음. 하지만 그 이후로도 그 PC는 본인에게 접근하는 & #39;모든 NPC& #39;에게 하여간 뭐든지 간에 이유를 붙여서 피하고 튀고 차단했음. 그러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지만 어디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조력을 얻을 구석도 없어짐. 그래서 파티에서 도적 역할을 하던 PC 한 명에게 그 모든 부담이 몰렸음. 왜? 그 사람이 그나마 엔피씨들하고 소통을 제대로 했거든. 하지만 아무튼 파티원들이 그 도적 PC 한명 제외하고는 아무도
엔피씨들과 어떤 관계를 맺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는 엔딩을 맞았음. 그리고 그 도적만 엔딩 이후 에필로그에서 따로 진엔딩을 봄... 아무튼 그런 사람이었음.
그런데 그 사람이 난이도도 겁나 어려운 대체역사 캠페인을 하겠다는 거임. 과연 이게 가능할까? -_-
하지만 그 대체 역사 캠페인은 내가 플레이어로 1인플을 너무 오래 했었고 엑스트라라고 하더라도 PC 한명의 눈이라도 필요한 상황이었음. 그래서 그쪽 마스터가 이 사람이 과연 캠페인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처음부터 캐릭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단편 하나를 돌리기로 했음.
그리고 단편 플레이를 했음... 물론 마지막에는 그 캐릭터가 기함할 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중요 역사 NPC 한 명의 운명을 찾아주기 위해 운명의 촛불을 찾아내야하는 역할이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서 그런 무거운 운명 싫다고 촛불을 꺼버리려 함) 다행히도 그 운명 자체를 수호하는 NPC
가 같이 있어서 무위로 끝나긴 했음... 하여간 그러나 그런 행동 자체가 & #39;잘못된& #39; 행동은 아니니깐(만약 급발진이 아니라 미리 수순을 깔았으면 다른 루트도 가능했을 법했던) 적절히 엔딩을 봤고, 너무 재밌다면서 합류하기로 함. 문제는 이때쯤 슬슬 나는 눈치를 깠음. 이 사람은 급발진 밥상엎기가
전문이구나... 왜냐면 이 사람이 본인이 재밌게 플레이했던 경험이라면서 이야기 해줬던 대부분의 엔딩이 & #39;조용히 빌드업하다가 마지막에 엎어버려서 NPC에게 엿을 먹이는 데 성공& #39; 이었기 때문임.
근데 뭐 그게 딱히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음. 그러니까 그 & #39;빌드업& #39;만 제대로 한다면.
문제는 이 사람이 한다는 빌드업이 월드와의 인터랙션이 아니었던 것임. 이 사람의 주된 플레이 방식은 & #39;PC와 좋은 관계& #39;를 맺어서 & #39;PC의 지원을 받아서& #39; & #39;NPC의 계획에 (정확히는 월드의 음모를?) 엿을 먹이고 분쇄하는& #39; 방식이었음.
제대로 본편을 시작하기 전에 마스터와 나는 각각 경고를 했음...
이 월드는 PC와 NPC를 구분하지 않는 월드이기 때문에 메타적으로 플레이하면 안된다는 것과, PC들도 사정에 따라서 얼마든지 뿔뿔이 흩어지거나 서로가 서로를 배신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진정한 파티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메타적 이유가 아니라 캐릭터적인 이유를 만들라는 것 등이었음.
이 사람은 일단 인게임 플레이는 모르겠지만 & #39;팀원& #39;들에게는 매우 협조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말들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음...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 끔찍한 쳇바퀴의 시작이었음.
아마 WOD를 좀 깊이 있게 플레이 해본 분이라면 이쯤에서 감을 잡을 수도 있을 거임. & #39;PC와 NPC가 구별되지 않는다& #39; 라는 것과 & #39;PC끼리도 흩어질 수 있고 배신 때릴 수도 있다& #39;라는 것의 무서움을... D&D에서는 무조건적인 팀플레이가 전제로 깔려있지만 (그러나 사실 옛날 D&D는 꼭 그렇지도 않았음)
캐릭터성을 우선시 하는 4세대 RPG에서는 딱히 파티원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유대가 있지 않음. 유대를 할만한 월드 내적인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함. 굳이 WOD를 예로 드는 이유는, WOD가 딱 그런 식으로 파티가 만들어지기 때문임. 그리고 이 캠은 WOD 룰만 안쓸 뿐이지 거기에 가장 유사함.
이 사람이 플레이를 시작한 뒤 가장 먼저 생긴 문제는 바로 그 & #39;NPC 홀대& #39;였음. 내 캐릭터는 이미 십수년을 플레이했고, 이 사람과 합류하기 위해 이때 기억이 삭제되고 캐릭터를 리뉴얼한 참이었음. (이 기억은 나중에 되찾게 되지만 어쨌든) 즉 둘다 쪼렙 캐릭터였지만, 단 하나 내 캐릭터에겐
수백년을 운명적으로 같이 해온 & #39;파트너& #39; NPC가 있었음. 내 캐릭이 리셋되면서 얘도 리셋되었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던 사이라는 기억은 없이 서로 관심만 엄청나게 지대한 친구 사이(남남임...)였음. 그런데 이 NPC 캐릭터는 알고보면 뱀파이어였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음 당연함 수백년짜리임)
내 캐릭은 아직 일개 사람이었고, 그 PC도 그랬음. 뱀파이어 주인 밑에서 일하는 인간이었음. 그런데 이 파트너가 내 캐릭과 함께 어떤 지역의 엘더에게 (아직 마스커레이드도 생겨나기 전이라 명확한 지위도 없음) 맡겨진 거임. 그래서 말하자면 내 파트너가 그 엘더가 교육시켜야 할 신생 뱀프인
거고, 나는 그 뱀프가 데리고 있는 애완인간(?)인 거였음...
문제는 이 사람이 그 뱀프와 나의 & #39;교육 담당& #39;으로 붙여졌는데... 내 파트너인 그 NPC를 보자마자 구박을 하기 시작한 거임... 본인은 인간이고 걔는 뱀프인데..?
심지어 그 구박 방식이라는 게 & #39;아 뭐 님이 손가락만 까딱하면 내 목이 부러지겠지만 난 할 말은 해야겠다& #39; 뭐 이거임...
근데 이런 행동이 잘못됐나? 라고 하면 아님... 이 월드의 무서운 점은 어떤 행위를 하던 그게 잘못됐다고 하지 않음 그냥 그 행위의 결과만 보여줌....
그래서 당연하지만 내 파트너는 딥빡했음... 진짜로 죽이면 어떡함... 나는 중간에 끼어서 어떻게든 간신히 무마하고 플레이 후에 이야기 했음. 왜 적대적으로 굴었냐, 위험했다 라고.
그런데 이 플레이어는 자기가 언제?? 적대적으로 굴었냐고??? 완전히 펄쩍 뛰는 거임. 자기가 미쳤겠냐고.
그렇게 행동해놓고??? 우리 팀은 그런 걸 가지고 그냥 넘어가는 팀이 아님.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지만, 최소한 플레이어가 자신이 그 행동을 한다는 걸 & #39;인식하고& #39; 해야만 한다는 게 이 캠의 기조임.
그래서 열심히 설명했음... 님 캐릭의 지위는 이거고... 님이 배째라고 한 상대는 이거고...
이러한 지위와 이러한 배경과 이러한 행위가 합쳐졌을 때 님의 행동은 & #39;빽을 믿고 어리숙한 뱀파이어에게 죽여보시던가 하고 배짼 인간& #39;이 되는 거고... 그럼 그 행동이 순수하게 교육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였겠느냐 적대적인 행동으로 보였겠느냐... 등등...
그러나 그 사람은 계속 주장했음... 자기는 추호도 적대하려고 한 적이 없다고...
아니 중요한 건 적대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님 캐릭터가 이미 저지른 행위의 결과로 님 캐릭터가 적대한 셈이 된 거라는 건데...?
즉, 적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앞으로는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이미 적대한 셈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 #39;적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39; 그 부분을 풀어내기 위한 추가 행동이 필요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고, 그리고는 심지어 & #39;적대하고 싶다면 해도 된다& #39;
라는 이야기까지도 했는데.... 이 사람은 그냥 계속 팔짝팔짝 뛰는 거임. 자기는 적대하려 한 적이 없는데 왜 적대했다는 거냐고.

...아니 월드에서 적대적이라고 받았다고.

그거 하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일주일을 이야기 했음. & #39;당신의 의도와 그게 월드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는 다르다& #39;는 걸.
어차피 캐릭터 플레이가 중심인 월드에서는 캐릭터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음. 그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했느냐가 중요하지. WOD에서 아무리 선량한 뱀파이어이더라도 사람을 피 빨다 죽이고 그대로 튀었으면 낮에는 경찰에 쫓기게 된 괴물인 거고 밤에는 뒤처리 제대로 못한 얼치기가 되는 거라는 거.
그럴 때 아무리 & #39;나는 죽이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39; 라고 외쳐봤자 플레이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음. 오히려 그걸로 인해 & #39;고뇌하는 고생하는& #39; 걸 드러내는 게 WOD의 플레이이지, 플레이어가 나는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건 의미가 없음.
장장 일주일(을 좀 넘긴) 설득 끝에 그 사람도 받아들였음. 그리고 우리는 & #39;그렇다면 왜 ㅁㅁ가 그렇게 틱틱거리게 되었는가& #39;에 대해서 캐릭터적인 이유를 만드는 게 좋다고 했음. 그래야 이후에 캐릭터가 어떻게 행동을 할지 (계속 틱틱댈지 아니면 그 행동을 철회하고 무마할지) 결정할 수 있으니까.
다들 예상이 가지 않으시는지? 이 사람은 또 팔짝 뛰었음. 자기는 적대하려고 한 게 아니라고.
....아니 이미 월드에선 그 일이 벌어졌고, 그럼 ㅁㅁ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고. 무슨 이유라도 상관없지만 그 이유는 만들어놔야 그 이후의 행동에 맥락이 생긴다고.
아니라는 거임.
그리고 그 이후 그 사람은 내 파트너 뱀프와의 인터랙션을 끊었음. 교육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모든 이야기는 내 PC하고만 하고 이 초짜 뱀프 앞에는 나설 생각을 안했음. 뭐 그래 거기까진 괜찮았음.
이후에 나와 그 PC는 각각 의식을 치르고 구울이 되었음. 나는 내 파트너의 구울이 되었고
그 PC는 엘더의 구울이 되었음. 근데 이 엘더가 좀 특이한 캐릭터라 (나중에 밝혀진 설정으로는 신곡을 쓴 단테의 베아트리체였음.... ㅋㅋㅋ) 그 PC를 상당히 자유롭게 놔뒀음. 심지어 내 PC가 탐이 나면 내 파트너에게서 뺏어도 된다고, 그러면 뱀프를 만들어준다고까지 할 정도로...
이 사람의 PC 설정은 분명히 그런 제안을 받으면 홀까닥 해서 (심지어는 피와 살을 씹더라도 욕망을 쫓고 싶다고 선언하고 구울이 된 놈이었음) 넘어가야 하는데... 엄청 팔짝 뛰었음... 이 사람은 PC와 적대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플레이 했기 때문임. 물론 엘더 앞에서 그랬다간 큰일 난다는
걸 이미 초짜 뱀프 앞에서 학습했기 때문에 조용히 물러왔지만... 그 이후로 엘더 뱀프에게 일절 접촉하지 않았음 (응?) 엘더의 부하니까 불러내면 갔지만... 그리고 뱀프-구울의 관계 때문에 사실 엄청나게 매혹되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만 절대 가지 않았음. 그에 대해서 누가 언급하면
& #39;어휴 세뇨라의 시간을 제가 감히& #39; 라면서 너무나 경외해서 못간다는 식으로만 둘러댔음. 근데 경외하면... 세뇨라를 편들고 세뇨라의 이득이 되게 움직여야 하잖음...? 네버.
세뇨라가 가장 총애하는 구울 집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불러서 일을 시키면... 이게 정상적인 PC라면 인터랙션이
있어야 하지 않겠음? 근데 집사가 부르면 넵넵넵 하다가 그냥 튀어 나왔음. 아니 질문을! 해야! 최소한 지금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게 아니냔 말이지. 그러나 엔피씨만 만나면 무조건 수그리 한 채로 튀느라 바쁜 바람에, 참다 못해 내가 조언했음. 님 그거 무조건 수그리니까 그냥 튀지 말라고.
팀플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하자 그 사람도 당연히 흔쾌히(응?) 응했음... 그렇다. 이것도 그놈의 쳇바퀴의 일부였음.
그리고 중요 NPC를 그 사람의 PC가 독대할 기회가 생길 때 마다 일단 팀플을 하기로 했음. 튀려고 하면 내가 잡담으로 제지해주고, 겁나면 어떤 식으로 물어볼지 같이 논의하기로.
그렇게 해서 그 플레이는 어떻게 어떻게 나름 스무스하게 흘러갔음. 중간에 그 PC가 뱀파이어들의 파티에서 우리측 엘더와 적대하는 뱀프를 만났는데, 거기서 내 파트너한테 했던 거랑 똑같은 짓을 시전했다가 죽어버린 걸 제외하면. (다행히 NPC의 특별한 가호가 하나 있어서 시간을 돌렸음)
즉, 본인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NPC를 만나면 무조건 수그리 해서 넵넵넵 하는 것이거나
그게 아니고 뭔가 대화를 해야 하게 되면 항상 & #39;아 님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내 모가지 꺾어질 테니까 맘대로 하시던가& #39; 이거거나 둘 중 하나 밖에 못하는 거였음... (한숨)
뭐 어쩌겠음? 그래도 같이 해야지.
이런 플레이적 단점이 있어도 일단 팀원이면 같이 플레이할 수 있음. 그게 바로 팀플레이의 중요성이기도 하고. 서로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는 게 팀플레이잖음? 무조건 수그리할 거 같으면 제지해주기, 갑자기 배째쇼 할 거 같으면 미리 이야기 하고 논의하기. 당연히 & #39;흔쾌히& #39; 승락함...
그렇게 해서 시즌 하나를 끝내고 어쨌거나 팀플레이도 적당히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그 PC가 원하던 대로 크게 한탕 해서 주변 사람들을 구하는 것에도 성공함. 만족스러운 엔딩이었음. 거기까지 뚝딱뚝딱 했지만 약 1년의 플레이였음. 뚝딱거려도 뭐 팀플만 된다면? 그게 RPG의 장점이니까.
그리고 그 사람은 이 플레이가 너무나 재미있었다면서 그 다음 시즌에 들어갈 때 다른 플레이어를 한명 데리고 옴... 여기서 이제 어마무시한 시너지가 발생하게 됨.
놀랍게도 새로 들어온 플레이어는... 나르시시스트였음. (두둥)
이 사람을 N이라고 하고 원래 있던 사람을 T라고 하겠음. N이 합류하기 위해 나와 T가 지난 시즌 에필로그 겸 다음 시즌 프롤로그를 진행하는 걸 참관을 왔음... 그리고 참관하면서부터 갑자기 내 캐릭터를 찍었음 (응?) 일일히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지겠지만, 이 사람이 표명한 건 내 캐릭터가
파트너 캐릭터인 뱀프에게 착취당하고 있으므로 구출하겠다는 거였음... (????)
다시 말하지만 이 캠페인은 WOD 같은 플레이임... 마스터는 광희난무(?)하면서, 해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시도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음...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아니 뭐 해보고 싶으면 해보시던가... 를 했음.
하지만 분명 내 파트너 캐릭터랑 내 PC는 무려 400년의 엮임이 있으니 이게 누군가가 뭐 뺏는다 어쩐다 이게 될 가망성이 없었음... 물론 PC 라는 이점이 있으니 정 노력하면 서브남 포지션에는 올라갈 수 있을 테고, 파트너 캐릭(성격이 좋지 못함)의 약점인 부분들을 공략하면 그 모든 걸 넘어설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었음. 그렇게 새 시즌을 시작을 했음...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터졌음. N은 본인이 내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석했다면서(???) 딱 맞춤인 캐릭터로 만들어 왔으니까 걱정 말라고 하더니, 처음 세션 하자마자부터 싸움...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걸작이었음. & #39;왜 안 반해주냐& #39;
물론 실제 이야기는 엄청나게 길게 했지만, 요약하면 저거였음. 본인은 완벽하게 내 캐릭터에 맞춘 캐릭터를 만들어 왔는데, 그거에 넘어가지 않는 것은 플레이어인 내가 딴지를 놓기 때문이라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팀플을 위해 나보고 협력을 하라고 했음... 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나는 X나 빡쳤음. 하지만 어쨌거나 거기서 엎을 수는 없으니 조근조근 설명을 했음. 이건 캐릭터 플레이고 메타적으로 PC니까 다른 건 없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님이 플레이 딱 두세번 보고 내 캐릭터를 다 분석할 수 있었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이 캐릭터는 4백년의 역사를 가졌다...
그 이후로는 뭐 말하면 구구절절이지만, 이 사람은 내 캐릭터를 무슨 & #39;구원자를 원하는 희생양& #39; 같은 식으로 해석하고는 자기가 & #39;옳은& #39; 일을 하는 걸 보여주면 내 캐릭터가 세상에 내가 원하던 건 저거였어 하고 쫓아오길 바랬던 거임. 근데... 내 캐릭터는... 사랑하던 뱀파이어에게 포옹당한 구울임.
사랑하던 뱀파이어에게 포옹당한 구울이면 그것만으로도 일단 상대에게 홀딱 매여있는 상태인데, 심지어 그 뱀파이어는 다른 뱀프와 달리 다른 구울도 없고 오로지 나만 사랑함 (이것도 이유가 있음. 걔 영혼이 나로 인해 만들어져서) 그런데 그런 커플을 보고 본인이 만든 캐릭터가 통하길 바랬다고??
나로서는 조까 하고 내 캐릭터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쪽은 본인이 실패했다는 걸 깨닫자 내 PC를 멀리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이제 그로 인해 난리가 난 건 누구였다? T였음.... ㅎㅎㅎㅎ
이 사람은 무조건 PC 플레이가 우선인 사람이었음 그런데 N이 들어오자마자 나보고 계속 협조를 안한다
자기 캐릭터는 열심히 파티가 되려고 노력하고있는데 내가 맘에 안든다고 튕기고 있다 이딴 식으로 정치질을 한 거임. 그러니까 T가 보기엔 내가 오케이만 해주면 다 될 거 같았던 거임. 그러나 문제는 T는 이미 & #39;이 팀의 플레이& #39;가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었고, 내가 얼마나 칼같이 캐릭터 플레이를
유지해 왔는지도 알고 있었음... 그러니까 T가 보기엔 나보고 뭐라 했다간 국물도 없이 까일 거를 알고 있었음. 그리고 N의 행동에도 이상한 점이 종종 눈에 띄었음. 다만 그걸 이상하다고 믿지 않았을 뿐이지... 하여간 그래서 T는 중간에서 갈팡질팡을 하다가... 결국 터졌음.
중간에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T는 이런 대치 상태가 너무나 스트레스가 많고 자기가 중간 다리가 되어줄 수 없어서 그만두겠다는 거임. 근데 이 말도 X나 빡치는 말이었음. 왜? 잘못한 건 N인데 T가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그래서 결국 아예 대화방을 잡고 처음부터 그때까지
N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조목조목 깠음. 말로는 계속 내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인게임 내 플레이에서 N의 캐릭터가 한 행동을 보라고. 이게 어떤 맥락으로 어떻게 해석될 행동인지 아냐고. 이렇게 되었을 때 당연히 원인제공을 한 N이 본인의 캐릭터 행동을 교정하던가 새 캐릭을
만들어 와야 마땅한데, 파티플에 원인을 만들어내서 파티에 참여해야 할 캐릭터가 저렇게 버팅기고 있는 걸로 파티를 와해 시키고 T가 그만두겠다고 하게 만드는 걸 책임지라고.
그래서 N은 결국 그 말에 수긍하고 자기가 & #39;왜& #39;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고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음.
왜 그러는지 모른다고?
이런 말을 그냥 둘 팀이 아니었음. 캐릭터가 진정으로 바라는 목표와 플레이어가 바라는 목표, 캐릭터의 욕망과 플레이어의 욕망을 나눠서 찾아보는 세미나를 진행했음. (20년 넘게 캐릭터 플레이를 해온 인간들은 이렇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하지만 마스터는
& #39;어떤 욕망이던 가지는 건 상관없지만 그걸 얻고자 하는 노력은 플레이어가 해야 한다& #39;는 걸 확실히 했음. PC킬이나 NTR도 허용해주는 마스터인데 뭔들 아니겠음.
그래서 플레이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걸 게임 내에서 하고 싶은 건지 알아보는 분석을 거의 한달에 걸쳐서 했음. 왜 한달이냐면
N이 현생이 바쁘다 / 스트레스가 많다 / 지금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등등을 들면서 계속 도망쳤기 때문임.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욕망 분석을 했더니 나온 결과가 뭐였냐면 & #39;전능& #39;이었음......
한마디로 말해서 내 캐릭터는 뭐든지 잘해야 하고, 남에게 배워선 안되고, 남에게 도움만 줘야 하고
정치적으로 뛰어나야 하지만, 갈등은 싫고, 결과는 완벽해야 하지만, 애쓰고 바둥거리는 건 싫고, 나는 남들에게 내 속마음을 말하긴 싫지만, 남들은 다 내 마음을 알아서 해석해 내고는 내가 & #39;뛰어나고 훌륭한 인물& #39;이라는 걸 알아줘야 하고....
분석하면서 마스터가 한마디 했음. 마망월드네요.
당연하지만 WOD같은 월드가 마망월드일 리가 있나. 무슨 라노벨 캐릭터 같은 걸 만들어 와가지고는 주변의 모든 어프로치에 대해 틱틱 거리면서 거절하면서도 떠받들여지기를 바란 거임. (놀라운 건 여자 PL임) 그렇게 자기 욕망이 밝혀지자 마스터가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었음. 그러자 내 캐릭터가
너무 싫다며 따로 1인플을 돌려달라고 했음... 되겠냐...????
마스터가 그건 할 수 없다고 거절하자 그대로 그냥 대화방에서 나가버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체 저 사람은 뭐길래 저럴 수가 있냐고 하다가 나중에 유튜브에서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야 깨달았음. 아 나르시시스트였구나...
그렇게 폭풍같은 나르시시스트 N의 플레이가 약 1년 정도 지나갈 동안 T는 뭘 했냐... 1) 갈팡질팡 2) 회피 를 하고 있었음. N이 가열차게 파티플을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뿔뿔이 흩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 캐릭터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자 T는 & #39;아무것도& #39; 하지를 못했음. 아니 안했음.
N이 하도 트롤링을 해서 본인이 빡쳐서 그랬는지 아니면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그랬는지 하여간 T는 자신의 다음 시즌 사명을 & #39;N과 E(내 캐릭터를 앞으로 이렇게 칭하겠음)를 돕는다& #39;로 정하겠다고 했음. 문제는 이 다음 시즌 사명이라는 게 신에게 본인의 사명을 표명하고 백년간의 생을 받는 거였음.
나는 당연히 저 사명은 중요하고 신 앞에서 개드립치면 안되니까 수월한 플레이를 위해서라도 사명 정하기 전에 미리 상의하라고 했음... 그런데 상의? 안했음. 그리고는 냅다 처음엔 뭐라고 질렀냐, N과 E를 도울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했음.
그러니까 신(의 아바타)이 뭐라 했냐면
신 : 지혜롭다니 그게 뭐냐.
T : 네?
신 :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거냐.
T : 어... AA (이전 시즌 중요 NPC) 처럼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요?
신 : 그럼 AA 처럼 되고 싶다는 거냐?
T : (대경실색) 아닌데요! 전 그렇게 위대한 사람은!
신 : 그럼 지혜로운게 뭐냐.

(반복)
결국 지혜롭다는 어디로 날아가고 그냥 저는 N과 E 옆에 붙어서 돕고 싶을 뿐입니다요... <- 이걸로 정착됨. 그러자 신(의 아바타)이 뭐 알았다 하고 세례를 내려주고는 실무자에게 보냈음. 세상에서 실질적으로 신의 조직을 다루는 사람에게... 그리고 그 앞에서 벌어진 일은...
실무자 : N은 멀쩡히 자기 일 잘 하고 살고 있는데 뭘 돕겠다는 거임?
T : 어 그럼 E요
실무자 : E는 지금 구울에서 벗어나느라 개고생하고 있는데 간호담당이 이미 붙어 있음. (용병인 네가) 거기 끼려고??
T : 아닌데요?! 제가 감히?!
실무자 : 그럼 E 어케 도울 거임?
T : 모르겠지만...
실무자 : 그럼 치유사라도 해볼래? 교단 연결해 줘?
T : 아뇨?!! 저는 그런 거 바란 게 아닌데요!?
실무자 : 그럼 E 어케 도울 거임?
T : 그냥 안도울께요
실무자 : ........
실무자 : 너 방금 신 앞에서 N이랑 E돕는게 니 사명이라며
T : 네
실무자 : 뭐하자는 거지?
T : 아뇨 이런 건 줄은
빡친 실무자는 T를 돌려보내고 그럼 뭘 어떻게 해서 사명을 달성하겠다는 건지 생각 정리해서 오라고 했고, 저런 쳇바퀴를 두번 더 돌았고 당연히 저는 옆에서 아니 뭐가 어렵냐고. 상대가 이런저런 고난이 있다 라고 하면 무조건 안하겠다고 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그걸 해결할지 생각해보라고 했으나
T는 아니라고, 자기가 애초에 사명을 잘못 정했다고. (그러니까 가기 전에 미리 상의하랬지) 하지만 이미 저질러 놓은 일이니까 수습은 해야겠지만 저 실무자가 너무나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면서 플레이를 그만두는 게 나을 거 같다며 또 난리를 피움.......
네 저는 X나 빡쳐서 아예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한번만 더 & #39;그만두는 게 낫겠다& #39;는 식으로 사람 협박할 거면 그냥 그 자리에서 그만두라고. 아무리 말로야 내가 제대로 못해서 내가 덜 떨어져서 내가 능력이 안되서 라고 말하지만 결국 & #39;이대로 해결 못하면 그만두는 게 낫겠다& #39;고 찡찡대는 건
마스터보고 내가 이렇게 개판 쳤어도 알아서 해결해 내고 안 그러면 나는 그만둘 거라는 수동공격이라고.
아예 붙잡아놓고 그렇게 말하자 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다신 안그럴게요 하더군요. 그것조차 쳇바퀴인줄 그땐 몰랐지만...
그러는 사이에 N은 위에 서술했던 트롤링을 계속 하다가 결국 캠페인 아웃 위기에 처하게 되고 (각자 따로 플레이니까 남 탓도 못함)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욕망 정리를 하게 되고 그 이후는 위에 말한 대로... 하여간 아무튼 N이 너무나 트롤링이 심했기에 T의 저 & #39;갈팡질팡 아무것도 못함& #39;은 그냥
파티플이 안되기 때문에 벌어진 스트레스로만 여기고 넘어갔음. 그러나 이제 실제 문제는 N이 그만둔 이후에 제대로 벌어짐.
일단 N으로 인해 각자 캐릭터가 흩어진 상태라서, 다시 모이기 전까지는 인터루드 형태의 진행을 해야 했음. 문제는 거기에서도 T가 & #39;아무것도& #39; 선언을 못하는 거였음.
패턴이 딱 어떤 상태냐면

마스터 : A, B가 있고 E가 있고 G가 있어요
T : 그럼 D를 가지고...
마스터 : 님, D가 어딨어요 A, B, E, G 있다니까.
T : 아 죄송합니다 그럼.... (10분 지남)
마스터 : 님 선언 못하시겠어요?
T : 아뇨 그게 아니라
마스터 : 지금 뭘 하고 싶은지 그럼 의도부터 말씀하세요
저런 식으로 마스터가 & #39;선언& #39;부터 다시 정리해줘야 하는 일이 계속 벌어짐. 분명히 마스터가 & #39;항구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다들 일 나갔나보네요.& #39; 이런 식으로 묘사를 했는데 여관을 찾아간다고 선언하면서 & #39;지나가면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여관 찾아 갑니다& #39; 이런 식으로 하는 거임.
이게 한두번이면 좋지, 플레이하는 내내 벌어짐. 한마디로 말해서 마스터의 묘사를 & #39;안 봄& #39;.
본인은 끊임없이 계속 사과를 함. 그런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자기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너무 긴장해서 그런 거 같다고 함.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왜 그러는지 모르면 당연히 뭘 해야 한다? 욕망 분석.
플레이어의 욕망도 분석하고 캐릭터의 욕망도 분석하고 모든 걸 분석했는데 나온 결과는 뭐냐면...
그냥 이 사람은 캐릭터가 없음. 모든 욕망이 메타적이었음.
초반에 한두시즌 했을 때 (팀플이 됐을 때) 는 그래도 엉성하더라도 이 캐릭터는
이런 애다, 라는 게 있었음. 그런데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욕망을 분석해보니 죄다 메타적이었음.
가장 큰 건 위험하기 싫다는 거랑 골치아픈 거 싫다는 거.
근데 그러면서도 또 위험한 NPC만 보면 연애하고 싶어 난리가 났음. 즉 위험한 것도 싫고 골치 아픈 것도 싫지만 위험한 연애는 하고 싶었음.
위험한 연애는 하고 싶은데 위험한 건 싫고, 뭔가 활약은 하고 싶은데 골치 아픈 게 싫으면 뭐다? 이게 로맨스에서 맨날 나오는 강간 환상* 뭐 이런 거인 거임. 한마디로 책임 회피.
(*강간 환상은 학술용어임)
그러나... RPG에서는 그런 욕망을? 가질 수 있음. 그런 욕망을 이루기 위한 행동? 당연히 할 수 있음. 뭘 하면? 합의가 되면.
문제는 합의도 하지 않고 자신은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걸 부인한다는 거임. 아니 실제로 아무 것도 선언을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NPC만 만나면 튀고 있잖아???
마스터랑 나는 계속 설득했음. 괜찮다. 그런 욕망 가져도 된다. 다만 그걸 & #39;이루려면& #39; 결국 플레이어가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선언을 하고 빌드업을 해야지, 내가 아무것도 안해도 뚝 떨어지길 바래선 안된다.
근데 아니라고 함. 자기는 그런 거 바라지 않는대... ㅋㅋㅋㅋㅋ
자기가 원하는 건 그냥 플레이를 잘하는 거지 연애하고 싶은 거 아니고, 위험한 엔피씨 달라고 한 적도 없고...
네네.....
그래도 여차저차 어떻게든 설득해서 최소한 & #39;선언& #39;까지는 하게 만들었음. 물론 그 선언 자체가 계속 옆에서 다듬어줘야 해서 나보다 시간을 2배 이상 썼지만...
님들은 혹시 & #39;선언 자체& #39;를 못하는 플레이어 본 적이 있습니까? 이 사람이 그랬음... 마스터가 & #39;동물원이 있고 눈 앞에는 사자가 있습니다& #39; 라고 말하면 보통은 철창 안의 사자를 생각하잖음? 근데 이 사람은 & #39;사자& #39;가 있다니까 그냥 냅다 튐......... 그럼 마스터가 스톱을 걸고 진짜 그거 할 거냐고
물어봐야 하고... 더 중요한 건 같은 PC였던 나였음. 아니 저 사람이 동물원에 괜히 갔겠냐고. 동물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간 거임. 그리고 동물원에서 얻어야 하는/행동해야 하는 어떤 목적이 있는 거임. 근데 동물원에 사자가 등장하면 냅다 뒤돌아 튀는 캐릭터랑 뭘 어케 파티를 함?
심지어 & #39;아니 님 동물원에 사자가 있다고 하면 걔가 철창 안에 있겠냐고요 철창 밖에 있겠냐고요& #39; 이렇게 이야기 하면 & #39;모르잖아요! 사자가 절 잡아먹을지도!& #39; 이러는 거임. 그러면 아니 동물원이라잖아요. 옆에 아이들이랑 가족들이 웃고 있다잖아요. 마스터 묘사 안 보셨어요? 묘사 좀 보세요 저게
사자가 탈출해서 난리난 동물원으로 보이세요? 이러면 & #39;아니 하지만 저는 사자가 밖에 있는 줄 알았어요& #39; 이러면서 선언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30분씩 설득을 해야 했음........... 그래서 원래는 & #39;오 사자도 있네& #39; 하고 넘어갔어야 했을 장면이 30분씩 길어지고 플레이 진도는 안나가고...
이게 너무 심하니까 이 사람이 돌발상황의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그런가보다 했음. 그래서 최대한 돌발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두 캐릭터가 서로 합류한 뒤에는 그러면 작전을 미리 짜자고 했음. 다음 세션에서 나올 일들을 예상하고, 만약 그게 나온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겠지만, 이런 작전 짜는 거 그리 쉬운 일이 아님. 왜냐면 미리 다음 세션에 나올만한 장면을 예상해야 하니까. 게다가 보면 알겠지만 이 사람은 마스터의 묘사를 안 봄. 그러니까 작전 짜려면 나 혼자 짜야 했음.
근데 그러면 그게 무슨 플레이임? 그래서 리플레이도 보고 오라고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계속 물어봄.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리고 나는 이게 이렇게 이어질 거 같다고 이렇게 대처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음. 그러면 T는 자기가 리플도 열심히 읽어왔다고 하면서 의견을 내는데.... 똑같음. 리플을 읽었는데 중요한 메시지는 다 놓치고 & #39;사자& #39;만 들이댐. 그래서 내가 다시
설명해주면서 그거는 근거가 없는 억측이니까 이런저런 정보를 봤을 때 이 방향이 맞을 거 같다 라고 하면 오오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끄덕끄덕 휴 저는 왜 그걸 모를까요 계속 이럼. 그래도 뭐 작전이 짜이면 막상 플레이에 들어갔을 때 대처가 가능하니까 그래도 나을 거라 생각했음...

안함.
따로 평소에 시간 내서 미리 논의하고 작전 짠 거는 다 어디로 날라갔는지, 그 상황이 딱 벌어져서 T가 작전대로 행동하기를 기대하면 & #39;안함& #39;. 그걸 하는게 아니라 그냥 자기가 & #39;사자& #39;라고 했던 그거에 맞춰서 얼토당토 않는 행동을 함. 그래서 내가 아니 님! 그거 우리 미리 논의했었잖아요! 하면
그제서야 헉?! 그랬나요?! 이 지랄을 함.

네 왜 지랄이라고 험한 말을 하냐고요?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X나 몇번을 논의하고 작전을 짰어도, 정작 플레이 날에 그 작전을 기억해서 행동한 꼴을 본 적이 없음. 다 무시함.
그래도 뭐 사람이 얼마나 정신머리가 없으면 저럴까. T의 성격이 원래 호들갑인 편이니까 잊어버렸나보지 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반, 아니 얼마나 집중을 안하고 건성으로 맞장구를 쳤으면 그걸 잊어먹지 하는 마음이 반. 그래서 플레이할 때마다 다시 가르쳐주고 다시 알려주고 했음.
근데 이것도 엔간히 반복해야 사람이 선의를 가질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1년을 넘게 저짓을 반복함. 끊임없이. 오죽하면 나중에는 님 우리가 현생을 희생하라는 소리도 아니고, 우리도 굉장히 현생에 바쁜 사람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플레이에 에너지는 더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음.
저쯤 되니까 저 사람도 눈치가 보였는지 계속 죄송하다 죄송하다 하면서 작전 짜기는 포기하고 그냥 플레이하면서 자꾸 물어봄.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그런데... 그럼 제가 PC 2개 굴리는 꼴이잖음? 왜 모든 행동을 하기 전에 나한테 물어보고 내가 오케이를 해줘야만 하는 거냔 말이죠.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으니까 다시 욕망 찾기를 해보자고 함. 뭔가 & #39;틀리면 안된다& #39;라는 강박관념이라도 있는 게 아니냐고. (사실 이 사람 호들갑과 강박관념처럼 행동하는 게 너무 심해서 중간에 정신과 가서 상담 좀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도 여러번 했음.)
근데 마스터도 운영 중 여러 번 T와 나에게 말했던 거지만 이 캠페인은 사실 성공 실패가 큰 의미가 없는 캠임. 왜냐면 캐릭터 플레이니까. 성공하면 성공하는 대로 캐릭터성을 보이고,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캐릭터성을 보이면 되는 거임. 근데 이 사람이 얼마나 심했냐면 주사위가 망하면 갑자기
막 대분노를 함. 그래서 그것도 하지 말라고 마스터 협박하는 꼴이라고 내가 지적 했었음.
그래서 망하면 안된다 틀리면 안된다 하는 건 이 캠페인에는 해당사항 없는 이야기니까 욕망을 한번 잘 찾아보자고 했음. 무엇 때문에 그렇게 강박적으로 매달리는지.
그런데 그렇게 욕망 찾기를 하자고 해도 이 사람이 계속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꼭 잘할께요 계획 세워올께요 이것만 반복하고 정작 욕망 찾기는 안함. 그렇다고 도망가는 사람을 붙잡고 억지로 찾으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아님? 그래서 그놈의 욕망 찾기는 캐릭터 욕망 찾기만
열심히 하다가 정작 플레이어 욕망 찾기로 들어가면 갑자기... 일이 생김. 야근을 하고, 갑자기 졸리고, 몸이 안좋고...
네네 뭐 어떤 상황인지 감이 오죠... (한숨)
그렇게 몇 개월을 계속 플레이 하면서 얼토당토 않은 행동으로 선언부터 다듬게 만들고, 플레이 외적으로는 계속 설득하게 만들고
설득해서 다 알아들었다는 듯이 & #39;끄덕끄덕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 뺏어서 너무 죄송해요 다음 플레이 때는 제대로 준비해올 게요& #39; 이러고 똑같은 짓을 또 반복하는 걸 너무나 많이 해서 나중에는 대화방에 그 사람이 & #39;끄덕끄덕& #39;이라고 타이핑만 쳐도 노이로제가 걸림. X나 안듣잖아?!
그래서 결국 이번 시즌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결과적으로 월드 내에 남은 행동을 보자면, 이 캐릭터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이 내 캐릭터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다가 갑자기 급발진 해서 내 캐릭터가 한 일의 결과를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떠벌리고, 논의할 때도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로 끼어들고,
그리고 엔피씨와 대화해야 하면 갑자기 수그리하거나, 맥락도 없이 도망치거나, 그냥 엑스트라인데 걔가 큰 일을 벌일 것처럼 호들갑을 떨거나, 그러다가 갑자기 겁나 의기소침해져서 사과하고 다니고 도울 거 없냐고 하고 다니는 애가 되어 있었음.
신에게. 직접. 세례받은. 신의. 에이전트가.
마스터가 최후 통첩을 내렸음. 이 상태면 이 캐릭터는 다음 시즌 못간다. 그런데 지금 이 건 플레이어의 문제지 캐릭터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플레이어의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라. 해결 안되면 이 캐릭터는 떠나 보내고 새 캐릭터 만들어라. 발등의 불이 떨어졌음.
그동안 계속 T에게 욕망을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T는 그것만은 안하고 계속 캐릭터 플레이를 하기 위해 행동 패턴을 짜오겠다며 이야기 했음. 근데 그럼 뭐햐냐고. 주변을 아예 안보고 자기가 짜온 대로만 행동하는 것도 이상하고, 작전 짜온 걸 안지켜도 이상한 놈이 되는데.
결국은 하다하다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이 없어서, 마스터가 추가 통첩을 내렸음. 지금 하는 행동 그대로 하면 캐릭터 바꿔봐야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플레이어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피해주는 그 부분을 어떻게 벌충할 것인지 계획을 내놓으라고. 지금까지 너무나
남의 노력과 주의를 착취한 채 본인은 정작 남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위해 들이는 시간의 1/10도 들이지 않고 이대로 계속 가자고 하는 건 명백하게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게임은 페어하게 해야 한다고.
그리고 페어하게 하자고 마스터가 최후의 통첩을 날리자 어떻게 됐는지 아십니까...?

더 이상 노력하기는 힘들 거 같다며 그만뒀어요.
그리고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더군요. 님들이 자신이 마치 악의를 가지고 님들의 시간을 낭비시킨 것처럼 말하지만 자기는 추호도 그런 적이 없다고.
일년이 넘게... 사람들을 플레이 때마다 징징대며 달달 볶았으면...
악의가 있고 자시고를 따질 때가 아니지 않을까요.....???

오죽하면 제가 저놈의 & #39;제가 일부러 그랬다는 건가요?& #39; 라는 T의 반발에 대해 (맨날 수시로 나왔음) 설명하기 위해서, 의도가 문제가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했음.
어떤 건축가가 아파트를 설계했고 자기가 설계했으니 책임진다며 사람들을 모집해서 아파트를 지었음. 근데 그 아파트가 부실 아파트라서 제대로 지어지지도 못했고 그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돈을 날린 사람들이 그 건축가를 고소했으면 그 건축가는 죄가 없을까?
& #39;저는 그런 의도가 없었어요. 사람들을 위해서 했을 뿐이에요& #39;라는 말이 과연 윤리적으로 말이 될까?
당연히 아니죠. 현대 윤리에서도 헛소리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근데 T는 계속 그러더라고요. 자기는 그럴 의도가 없었고, 본인은 일부러 한 게 아닌데, 님들이 자신을 악의가 있다고 봤다고.
네 뭐 그 이후에도 탈퇴하는 과정에서 X나 모욕적으로 군 일들이 있지만 (그동안의 정산은 아니지만 소소한 선물이라면서 택배로 백화점 상품권을 보냈더군요... 진짜 내 생애에 같이 플레이 한 인간한테 이정도로 모욕감을 느끼긴 처음이었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이 너무나 히트였어서 여기다 적어두고 싶네요.저랑 마스터가 님이 무슨 의도를 가졌던 문제가 아니고 실제 행동했던 것이 문제라고 하자 그 사람이 했던 말.

"신이 아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내가 기독교 믿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싶지 않아도 이렇게 통렬하게 자기 종교를 모욕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나 기쁘게 말씀드렸습니다. 신이 아신다니 다행이라고. 지금은 당신이 이렇게 우리를 모욕하고 튀지만, 님이 내민 그 신이 바로 당신을 심판하실 거라고.
마지막에 상품권 돌려보내느라 등기비 5천원 쓴 것까지도 그렇고 끝까지 더러웠고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은 인간이었네요. RPG하면서 끔찍해서 다시 보기 싫은 사람들도 몇 있고, 그냥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신기하지만 다시 보긴 싫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진짜 역대급이었음.
진짜 무서운 거 알려드릴까요.
1) N과 T 둘 다 10년 넘게 RPG 플레이한 사람들이었음
2) N과 T 둘 다 게임 회사에서 시나리오 쓰고 퀘스트 만드는 일 하는 사람들이었음

결론 : 본인이 자기 욕망을 숨기려고 빽을 쓰면 경력 경험 다 무소용이고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PL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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